
지난 글에서 우리는 화폐가 정부의 통제 아래 놓이면서 겪게 된 **'원죄(Original Sin)'**를 확인했습니다. 이제 이 통제력을 가진 국가가 어떻게 그 힘을 전 세계 무역 질서에 투영하고, 보이지 않는 세금을 걷고 있는지 그 구조를 해부할 차례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글로벌 무역과 자유로운 물류 이동은 사실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연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특정 국가의 막강한 군사력이 유지하는 **'공공재'**이며, 이 시스템을 지탱하기 위해 설계된 보이지 않는 금융 구조, 즉 **'세금'**이 존재합니다.
1. 글로벌 무역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
원거리 무역은 본래 위험합니다.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힌 해상 무역로는 언제든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 수에즈 운하 사태 (2021년): 컨테이너선 좌초로 전 세계 물류가 마비되었을 때,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는 이집트가 아닌 미국을 바라보았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 석유 수송의 동맥인 이곳은 이란의 앞마당이지만, 만약 이란이 이곳을 봉쇄한다면 한국, 일본, 중국 등 주요 무역국들은 이란이 아닌 미국에게 해결책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 위험한 바닷길을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키는 공공재를 제공하는 주체가 바로 미국 해군입니다. 이들은 지구상의 주요 해상 무역로를 24시간 감시하고 보호하며, 세계 무역의 안정성을 보장합니다.
2.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암묵적인 세금, '미국 국채 매입'
미 해군이 제공하는 이 거대한 글로벌 공공재는 어떻게 지불될까요? 그 보이지 않는 '세금'이 바로 **'미국 국채 매입'**이라는 암묵적인 규칙입니다.
원거리 무역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국가들, 특히 대미 무역 흑자국들이 미국의 국채를 사 줌으로써, 미국은 그 돈으로 다시 해군을 유지하고 세계 질서를 지키는 구조입니다.
이 시스템의 작동 방식은 지난 수십 년간 최대 흑자국의 변동을 통해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시기 | 최대 보유국 (국채 매입 주체) | 배경 (왜 매입했는가?) |
| 1960년대 | 서독 | 대미 무역 흑자 급증 |
| 1970-80년대 | 일본 | 대미 무역 흑자 급증 |
| 1990년대 이후 | 중국 | 대미 무역 흑자 급증 |
3. 달러 특권의 핵심 비밀: 막대한 빚과 낮은 금리 유지
미국은 노골적으로 국채 매입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너희 유조선은 너희가 알아서 지켜라"라고 압박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각국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체 해군력을 키우는 대신,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보험료'이자 '세금'인 셈입니다.
이 독특한 시스템 덕분에 미국은 다음과 같은 **'기축통화 특권(Reserve Currency Privilege)'**을 누려왔습니다.
- 막대한 빚(국채)을 지면서도
- 전 세계 수요 덕분에 낮은 이자율을 유지할 수 있었고
- 그 돈으로 세계 군사력을 유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4. 견고한 시스템의 균열: 새로운 강자의 도전
영원할 것 같던 이 견고한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경제 강자로 부상한 중국이 더 이상 기존의 규칙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수년간 미국의 최대 국채 보유국이었으나, 최근 그 규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자체적인 군사적,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이며, 미국 중심의 해상 무역 공공재 시스템에 대한 지불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입니다.
세계 질서의 보이지 않는 세금을 둘러싼 이 싸움은, 달러의 미래와 국제 무역 질서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화폐의 역사: 금(Gold)에서 정부의 통제까지, 현대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취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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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연히 듣게된 김미경 TV 유투브 채널을 톻해 화폐의 역사와 개념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필요하겠다라는 계기가 된듯 합니다. 비트코인, 스테이블 코인, 금, Gold, 국채 발행등 단어와 정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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